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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터뷰] 생기원, 미래 생산기술 전환의 중심…기업 지원 방식 대전환 예고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3-12-08 14:36:36 view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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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목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원장.
◆ 인터뷰 : 이상목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원장

제조업 패러다임의 변화시기에 서있다. 과거 제조업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 공장 자동화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미래 제조업은 원자재 입고에서부터 제품 출하 이후 고객에 전달되며 제조의 전 과정에 디지털화와 스마트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은 지난 1989년 10월 개원한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그동안 연구개발과 실용화, 기술지원을 통해 중소·중견기업 육성에 집중하며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일을 해왔다. 

현재 생기원의 직원 수는 1200명이며, 학연(학교+연구소) 과정 연구원들이 1200명 총 2400명이 생기원에서 근무 중이다. 연구원들은 석박사 과정 연구원과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병역특례, 포스트닥터(포닥), 근로 연수생 등으로 구성돼 있다. 


충청남도 천안시 소재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본원 항공촬영 사진(사진=한국생산기술연구원)
국내 뿌리기술 및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전문가로 알려진 이상목 생기원 원장은 지난 6월 13대 생기원 원장에 취임했다. 취임 후 ‘생산기술 대전환’이라는 비전과 ‘제조 산업의 가치 고도화’라는 미션을 세웠다. 핵심 가치로 삼은 것은 전문성 네트워크다.

이 원장은 “제조업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생기원이 미래 생산기술 전환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며 기업 지원 방식 대전환을 예고했다.

이 원장은 생기원이 개원할 당시 기업 지원 방식은 기술력이 더 높은 연구소가 기업에 지원해주는 수직화돼있는 수혜적 관점의 방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지원 방식이 이제는 수직화에서 수평화로, 수혜적 관점에서 이익을 나누는 관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기존 운영 중이던 국가 연구개발 분야(뿌리·융합·청정) 3개 연구소와 7개 지역본부 및 지역 특화센터들을 10개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체계를 정비하기로 했다. 또 임무 중심 부서 신설 및 행정조직 효율화 개편 등 조직 대전환 기반 마련에도 나섰다.


이 원장은 변화하는 세계정세에 뿌리산업 업체들이 발 빠르게 제조 형태를 바꿔갈 수 있는 순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기술에 대한 혁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특히 과거 대량 생산체제에서 맞춤형 생산체제로 트렌드가 전환되는 시점에서 뿌리산업도 생산뿐 아니라 설계와 고객대응까지 갖추며 변화에 맞춰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생산라인만 고수한다면 노동 가능 인구가 많은 개발도상국들에게 기술역전을 당할 우려에서다. 이 원장은 뿌리기술의 핵심인 정교한 인티그레이티드(integrated) 기술 개발을 통한 기술 혁신을 주문했다.


아울러 내년 상반기에 신설되는 생기원의 기업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우선 생기원은 기업들을 등급별로 나누고 총 3가지 기준에 따라 종합평가를 거쳐 기업을 분류해 성장단계별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여러 기업 지원 프로그램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평가를 통해 수혜 기업이 결정될 예정이다.

끝으로 제조업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뿌리기술 및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계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에 대해서 물었다.

이 원장은 “기존의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기보다 기초를 다지며 새로운 화두들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더 나아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 해보길 바란다”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아래는 이상목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원장과의 일문일답 전문

Q1. 지난 2000년부터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 몸담으신 후 올해 6월 원장으로 취임하신 지 반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연구계와 학계에 계실 때와 취임하신 이후를 비교한다면?

지금까지 연구계와 학계에서는 전문가로서의 삶을 추구해왔습니다. 제가 맡고 있는 영역에서 기술적 가치를 더욱 높이는 방향과 실무적인 측면을 중요시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전체 구성원들과 같이 나아가야 되는 사회적 가치들을 공유하고 협력해 방향을 설정하고 구성원들로부터 공감대를 어떻게 얻을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2. 취임 후 생기원 혁신 지향점을 ‘대전환의 중심 KITECH 2050’으로 설정하셨습니다. 기존의 기업 지원방식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셨는데 변화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한국의 생산기술은 1970년에서 2000년까지는 작동을 해왔지만 2000년 이후부터는 노동생산성의 증가율이 줄고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역할이 감소하면서 국민들, 특히 젊은 층으로부터 외면받게 됐습니다. 생산기술을 담당하는 기관으로서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생산기술을 다시 들여다보고 앞으로 30년 동안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려 합니다. 생기원이 처음 만들어질 때의 기업 지원 방식은 기술력이 더 높은 연구소가 기술력을 키워야 되는 기업에 지원해 주는 수직적·수혜적 관계의 지원 방식이었습니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나서 이제는 수직적인 관점에서 수평적인 관점으로, 다시 말해서 수혜적 관점에서 이익을 나누는 관점으로 전환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연구소가 기술력을 가지고 기업을 지원했다면 이제는 기업이 가치를 생성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연구소에서 수평적 협력을 통해 창출하고, 여기서 나오는 수익을 공유하겠다는 관점으로 변화하자는 것이 핵심입니다.

Q3. 현재 생기원이 대내외적으로 여러 도전에 직면해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언급하신 여러 도전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도전은 외부적인 도전과 내부적인 갈등으로 나눠서 볼 수 있고 외부적인 도전에는 크게 세 가지 요인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인구구조의 변화, 기후의 변화, 글로벌 금융 환경의 변화 등 3가지가 도전적인 요인입니다. 먼저 인구구조가 변하는 것은 지방 소멸이 나타나고 잠재성장률이 꺾이게 되기 때문에 지금 갖고 있는 생산성 갖고는 제조업을 지탱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조업의 수익성을 고도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우리의 도전입니다. 두 번째 기후변화로 인해 예전에는 물건을 값싸게 잘 만들면 되는 상황에서 이제는 에너지 환경과 소비자들의 욕구까지 충족시키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변화하기 위한 도전입니다. 마지막으로 급변하고 있는 세계정세에 맞춰 발 빠르게 제조 형태를 바꿔갈 수 있는 순응력이 필요하다는 도전 과제가 생겼습니다. 이러한 3가지 요인에 대해 극복 안을 마련하고 생산기술의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생기원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4. 친환경 전기차로의 트렌드 변화 속 뿌리산업의 업황과 향후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전기차로의 전환이 뿌리산업의 업황을 바꿀 수 있는 제1요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전기차 시장이 계속 성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뿌리산업에 영향을 주는 제1요인이라면 말씀드렸던 인구구조와 기후, 금융기조 등의 변화고 좁게 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입니다. 특히 기존 대량생산체제에서 맞춤형으로 전환되는 시점에서는 단납기 생산라인이 필요합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 트렌드가 단납기, 맞춤형, 욕구 충족 방향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뿌리산업도 생산뿐 아니라 설계와 고객대응까지도 갖추며 맞춰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생산라인만 고수하고 있으면 대량생산체제에서의 노동 가능 인구가 많은 개발도상국 후발주자들을 맞닥뜨리게 되고 언젠가 역전당할 것입니다. 그래서 뿌리기술의 핵심인 정교한 인티그레이티드(integrated) 기술 개발을 통해 그들보다 앞서가야 합니다.

Q5. 국내 뿌리산업 및 소부장 업체들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우리나라 소부장의 강점은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 하나는 관계적인 관점과 다른 하나는 본성적인 관점이 있습니다. 관계적인 관점에서 우리 뿌리산업이 갖고 있는 가장 큰 강점은 수요업체와의 의사소통 능력입니다. 수직계열화된 납품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잘 되는 거예요. 그런데 그러한 관계성이 바로 단점인데요. 독일의 우수한 중소기업들은 제품을 판매하는 반면 우리나라 우수 중소기업들은 부품을 납품합니다. 제품을 판매한다는 말 속에는 그 제품의 설계권과 고객 응대권을 갖고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는 설계권과 고객 응대권이 없기 때문에 영업이익률은 정해질 수밖에 없고 순이익률까지 넣으면 요즘 다 마이너스입니다. 기술적인 차원으로 접근하면 우리 소부장이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장점 5가지가 있습니다. 핵심 포인트를 볼 줄 아는 눈썰미, 모방을 통한 창조력, 기본적인 솜씨, 의지, 끈기 등이 세계를 제패하는 힘입니다. 단점은 뭐냐 하면 한국에 맞는 독자적인 제조업 비즈니스 모델이 없고 제조업에 대한 가치를 아직 구현하지 못했기에 중장기적인 선구안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종합해보면 제조업이 단순히 물건을 만드는 것에서 이제는 욕구를 갖고 있는 소비자를 충족시켜주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으로 변신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Q6. 청년층 취업 기피와 외국인 인력 수급 불확실성 등 인력난 및 노동인력 고령화 문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게 정말 어려운 문제인데 사실 제조업이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인력을 지원한다는 것은 좋지 않은 정책입니다. 인력을 제대로 유인하려면 반듯한 일자리를 보여줘야 합니다. 역설적이게도 인력 양성하려면 인력 양성 제도를 없애야 됩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반듯한 일자리를 창출하게 해줘야 되는 것이고, 반듯한 일자리가 창출되려면 기업이 반듯해져야 합니다. 그리고 기업이 반듯해지려면 그 기업이 올바른 가치를 만들어내고 생산 수익성이 고도화되는 게 중요합니다. 이를 구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서 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돈을 많이 받고 존경받는 구조가 된다면 아무리 어렵고 들어가는 게 힘들더라도 젊은 사람들이 가겠죠. 외국인 인력도 마찬가지입니다. 외국인 인력 수급을 원활하게 하려면 이 사람들의 기술적 자부심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한 거고, 우리나라 청년들을 끌어들이고자 한다면 반듯한 일자리 제공이 필요한 건데 국가 차원으로 계속 지원해줘야 하니 어려운 문제라고 봅니다.

Q7. 중소·중견기업이 생기원의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어떠한 자격조건이 필요한가요?

지금까지 각 프로그램에 따라 거기에 맞는 기업의 특화 조건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원장에 취임하고 나서부터 그것을 통합하는 작업을 시작했는데 카이텍 PI(KITECH Partnership Index)라고 부릅니다. 이는 4000여 개의 파트너 기업들을 등급별로 나누는 작업입니다. 총 3가지 기준에 따라 기업의 역량 및 혁신 의지, 제조·사회 기여도 등을 종합평가해 기업을 분류하고 성장단계별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려 합니다. 내년 상반기 정도에 카이텍 PI가 확정되면 여러 기업 지원 프로그램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수혜 대상은 평가를 거쳐 상위 점수를 받은 기업에 우선 지원 될 예정입니다.

Q8. 끝으로 원장님께서 갖고 계신 소신 또는 경영철학은 무엇이며, 뿌리기술 및 소부장업계에 주시고 싶은 말씀은 무엇인가요?

원장으로 취임한 이후에 생기원 구성원들이 가져야 하는 기본 의식 3가지를 정립했습니다. 안전과 보안, 청렴입니다. 그리고 지난 5개월 여정을 통해 생기원의 비전과 미션, 핵심 가치를 설정했습니다. 비전은 생산기술의 대전환이고, 미션은 제조 산업의 가치 고도화이며 핵심 가치는 전문성 네트워크입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하면 생산기술 전환을 목표로 제조 산업의 가치를 고도화하는 것이 생기원의 역할입니다. 또한, 구성원들이 핵심 가치를 따르도록 하는 가치 경영을 평가 항목을 통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소부장 기업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앞서 설명드렸던 외부의 커다란 변화 속에서 기존의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기보다는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서 기초를 다지며 새로운 화두들을 받아들일 시기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것도 기업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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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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