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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시론] 건강한 산업생태계가 수출 경쟁력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6-03-03 16:41:43 view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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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품이 돼버린 휴대폰은 케이스와 수많은 부품의 80% 이상이 금형에 의해 만들어진다. 유선형 곡선 등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모습은 제품 선택에 강력한 동기가 되고는 한다. 모두 금형기술 덕택이다. 붕어빵을 보기 좋게 만들려면 붕어빵틀을 잘 만들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금형은 우리의 수출주력 품목이자 전방산업인 휴대폰·반도체·자동차·광학기기 등의 품질과 가격을 결정짓는 핵심기반 기술이다. 또한 갈수록 작고 정교한 금형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금형을 만드는 데 필요한 공작기계·공구·부품소재·열처리·표면처리 등의 후방산업 기술개발도 유인하는 대표적인 전후방 생태계 연계형 산업이다. 제조 강국들이 국가 차원에서 금형산업을 육성하고 삼성이나 LG와 같은 금형 수요 대기업이 자체 연구소를 가지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제성장을 견인해오던 우리 제조업의 올해 수출 기상도는 그리 밝지 못하다. 글로벌 경기 회복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고 엔저로 무장한 일본과 급격하게 우리를 추격하는 중국 사이에서 고전하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수출의 최전선에 있는 전방산업과 이를 뒷받침하는 뿌리산업의 상생발전을 위한 건강한 산업생태계 조성이 필수적이다. 제조업 생태계에서 금형·주조·용접·열처리 등 뿌리산업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금형은 그 자체만으로도 2014년 수출 32억달러를 달성해 세계 2위의 금형 수출국으로 등극시킨 수출 효자산업이다. 그러나 다른 뿌리산업이 그렇듯 금형산업도 대부분 영세한 기업 구조로 인해 자금·인력·연구개발(R&D) 등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엔저와 대기업의 생산기지 해외이전으로 수출이 줄고 더불어 채산성 악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민간이 손잡고 금형업체의 60.6%가 집중돼 있는 수도권 지역의 금형 시험생산(try-out), 교육훈련, 수출지원 및 다품종·초정밀·고사양 금형기술 개발 등을 지원하기 위한 '한국금형센터' 건립을 추진해 오는 7월 오픈을 앞두고 있다. 이 센터는 전국의 다른 금형지원센터와 네트워크 구축으로 '국가금형허브'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센터가 완공되면 금형의 납기 단축, 생산비 절감, 신뢰성 제고, 전문인력 양성 및 기술의 첨단화·고부가가치화가 가능하게 된다. 특히 자율주행자동차 등 떠오르는 신산업이 요구하는 부품생산을 위한 복합 금형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 금형센터가 전후방 산업의 상생발전 생태계를 조성하는 기반이 되기 위해 정부의 지원 아래 금형을 필요로 하는 수요 대기업의 실질적이고 전폭적인 참여가 절실하다. 비록 금형업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돼 대기업의 사업 확장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나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가운데 자사 제품의 품질경쟁력 향상, 핵심기술 보완 및 개발, 신사업 분야 진출 등 이용가치는 충분하다. 창조경제시대의 새로운 먹거리산업 창출과 수출산업화를 위해서는 개별기업의 노력과 더불어 대기업에서부터 협력업체·연구소·학계에 이르기까지 산업생태계 전반이 똘똘 뭉쳐야 한다. 대중소 상생협력을 통한 국가 차원의 금형기술 개발을 통해 건강한 국가 뿌리제조기반산업 생태계 조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최근 우리나라의 제조기반이 베트남 등 신흥국으로 이전되는 상황이라 금형센터와 같이 뿌리산업을 튼튼하게 성장시켜줄 지원 인프라를 잘 조성해 핵심역량을 국내에 유지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과거 일본의 사례와 같은 뿌리기술의 글로벌소싱으로 인한 산업 공동화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기사출처: 서울경제 박영탁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http://economy.hankooki.com/lpage/industry/201603/e20160302115043142400.htm)